이번에 세일을 해서 평소 눈여겨봤던 더 스파이크를 구입했다.
PsychoFlux: Made with GameMaker 라는 꾸러미로 구입했는데, PsychoFlux는 국산 인디게임을 유통하는 회사고, 이 꾸러미는 그 게임 중 일부를 모아놓은 모음집이다.
The PsychoFlux Collection 이라고 PsychoFlux의 전체 게임을 모아놓은 꾸러미도 있지만,
일단 이번에는 더 스파이크를 구입하는게 목적이었고, 사실 다른 게임들은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국산게임이기도 하니 더 스파이크를 사는 김에 겸사겸사 꾸러미로 구입을 한거다.
막상 사고나니 땡기는 게임이 별로 없다는게 함정이었지만.
어쨌든, 이 게임은 평도 꽤 좋아서 기대도 하고 있었고
배구 자체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파워스파이크나 피카츄배구같은 게임에 대한 추억도 있고 해서 캐주얼한 배구 게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구입을 결정했다.
일단 처음 게임을 켰을때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구.. 별로다-"였다.
뭐, 일단 넘어가고
배구 플레이 자체는 꽤나 괜찮았다. 말그대로 캐주얼한 배구 게임으로, 짬이 날때 몇판씩 하기 좋다.
그런데 생각보다 조작이 쉽진 않아서 연습이 꽤나 필요했는데
그만큼 파인 플레이를 했을때 재미도 좋았다.
다만 첫인상만큼이나 단점이 꽤나 보이는 게임이기도 하다.
보통 엔딩을 보거나, 도전과제를 다 깨고난 후에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만
이 게임은 게임 하다 말고 갑자기 단점이 줄줄줄 생각나서 아직 도전과제도 다 못깼는데 그냥 무작정 글부터 쓴다.
뭐 이게임에 빡쳤다거나, 이 게임이 맘에 안들어서 그런게 아니라
진심으로 아쉬운 마음에.
문제점
1. 스토리와 대사, 캐릭터성, 일러스트, UI 등.
한마리도 유치하다. 스토리도, 대사도.
일러스트도 엉성하다. 인디도 인디 나름이지.. 스토리 모드의 대화 파트는 아마추어 게임에 가까운 퀄리티다.
하지만 이 게임은 아마추어가 만든 무료게임이 아니다. 크지 않은 가격이라곤 해도 돈을 받고 파는 게임에 이정도 퀄리티를 기대하고 게임을 구입한 사람은 없을거라고 본다.
전반적인 UI도 구리다.
모바일 게임으로 시작한 게임이었다곤 해도.. 구매자들이 그것까지 이해해줘야 할 필요는 없을것이다.
그리고 UI가 구린것 뿐만 아니라 불편하다.
예를 들면, 키보드 마우스 기준으로 - 메인 메뉴 등에선 키보드로도 어느정도 조작이 가능하지만 마우스로 조작을 하는게 훨씬 편해서 마우스를 쓰는데
경기 시작전 캐릭터 선택 부분에선 또 무조건 키보드로 선택을 해야한다.
즉, 메인화면에서 마우스 조작으로 토너먼트 메뉴로 진입해서 경기 준비 → 캐릭터 선택창에서 키보드 방향키와 Z키로 캐릭터를 결정 → 마우스로 경기 시작 버튼 클릭하면 경기 시작 → 경기가 시작하면 키보드로 경기 조작
이런식으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왔다갔다하며 조작을 해야하는게 정말 엄청나게 불편하다.
다 마우스로 조작을 되게 해놓구선 왜 저 캐릭터 선택 부분만 키보드로밖에 조작이 안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스토리 모드 매 스테이지가 끝나면 '뒤로' 버튼을 눌러야 진행이 된다
왜 '다음'이 아니라 '뒤로' 가야되는지가 직관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스테이지5에서 '뒤로'라고 하면 그 전 스테이지, 그러니까 스테이지4를 다시 플레이하는 버튼인가? 하고 혼동이 올수 있다.
여기서 '뒤로'라는 버튼은 결국 '메인메뉴로 나가기'다.
그러면 '메인메뉴로 나가기', '메인메뉴', '나가기' 등으로 표기하는게 더 명확하다.
이 '뒤로' 버튼은 토너먼트를 진행할때도 혼동을 주는데
경기 중 Esc키를 눌러 일시정지를 하면 '▶ 아이콘'과 '← 아이콘'이 뜬다. (여기선 '뒤로'라는 표기도 없다)
'▶ 아이콘'은 재생을 뜻하는거니까 경기를 재개하려면 '▶ 아이콘'을 누르는게 맞긴 하지만
문제는 '← 아이콘'이 옆에 있어서 "아 경기로 '돌아'가야겠다"라고 생각하다 무심코 '← 아이콘'을 누른 경우가 몇번 있었다는거다..
그러면 경기에서 나간다는 어떠한 경고도 없이 바로 메인메뉴로 나가고 하던 경기는 날아간다.
솔직히 좀 허탈하다. 물론 내가 잘못 누른거 뿐이라고 하면 할말은 없다만..
'경기재개', '메인메뉴로 나가기'라고 표기라도 해주던가, 아니면 '← 아이콘'을 눌렀을 때 경고라도 한번 띄어줘야지
너무나 불명확하고, 불친절한 UI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혼동과 실수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거다.
2. 성우 퀄리티
저예산 게임이라곤 해도 심각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아마 제작자 지인들이 직접 녹음했지 않았나 싶은데.. 사실 이정도 퀄리티면 안넣느니만 못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연기가 어색한것도 어색한건데, 사운드 자체가 너무 조잡하다. 째지는 소리가 난다고 해야하나.
설정 화면을 살펴본다. 사운드에 성우 보이스를 끌 수 있는 항목이 있다.
근데 퀄리티가 안좋다 하더라도 사실 끌 생각까진 아니었다.
그냥 보이스 소리가 너무 크고 째지는 소리가 불편해서 보이스 음량만 좀.. 아니 대폭 낮출 생각이었는데
음량 조절하는 기능은 없고 보이스를 켜거나 끌수만 있다.
그래서 그냥 별 수 없이 보이스를 끄고 게임중이다.
음성 뿐만 아니라 설정에서 조정할 수 있는 항목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다.
3. 게임성
블로킹의 성공률이 지나치게 높지 않나 싶다.
처음에 스토리 모드 할땐 블로킹 하나만으로 클리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블로킹 망겜인가 싶었다.
일단 블로킹과 관련된 패턴이 두가지밖에 없다.
블로킹에 성공해서 상대편 네트 앞 바닥에 내리 꽂히거나, 굴절돼서 뒤로 날아가거나.
누가 뭐라해도 배구의 꽃은 스파이크다.
강력한 스파이크로 블로킹을 뚫어내 득점을 주고받는게 묘미인데
문제는 블로킹 성공 확률 자체가 너무 높아서 타이밍만 맞춰서 뛰면 너무 쉽게 블로킹을 성공시킬 수 있다.
반대로 내 공격도 상대방 블로킹에 너무 쉽게 막힌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물론 블로킹 또한 배구의 묘미 중 하나인건 분명하나
시원시원하고 캐주얼한 게임성을 기대하고 하는 이 게임에서 블로킹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면 결국 게임 자체가 단조로워지고 답답해진다는것..
그리고 실제 배구는 블로킹에 걸린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것도 재미요소 중 하나인데
블로킹에 걸려 굴절이 된 경우에 공은 무조건 수비 뒤로 날아가기 때문에 공이 터치아웃 되느냐 안되느냐 정도가 관건이 되는데 터치아웃되는 빈도도 너무 적다.
몇번 해보니 블로킹에 막혀서 바닥으로 꽂히는 공은 수비도 안되는것 같다. (상대팀은 하던데)
슬라이딩으로 잡을수 있을지는 실험을 해봐야겠지만..
어쨌든 2D게임이니까 어쩔수 없다..라는 식으로 무조건 뒤로 날아갈게 아니라 라인 옆으로 나가서 터치아웃이 되는걸 연출로라도 구현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말로 하는거랑 직접 개발하는건 다르겠지만..
터치아웃 빈도라도 늘려야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윙스파이커로 플레이할때 동료 둘이 자꾸 지들끼리 속공 때리는것도 답답하다.
나한테 속공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지들끼리 때리기나 하고..
근데 뭐.. 이 게임을 아직 끝까지 해본게 아니기 때문에 게임성에 대해서는 일단 플레이를 더 해봐야할것같다.
4. 카메라
카메라 움직임. 그러니까 경기할때 화면 구성이 매우 불편하고 일관적이지 않다.
예를 들면 서브 상황에서 어떨땐 화면이 줌인이 되고, 어떨땐 줌아웃이 된다.
문제는 화면을 좁게 잡아주면 점프 스파이크 서브를 넣으려고 할때
공을 띄우면 공이 화면 위로 넘어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공을 보고 때릴 타이밍을 잡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화면이 넓게 잡히면 그냥 보고 때리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 없는데 화면을 좁게 잡아줄때가 훨씬 많다보니
화면 위로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살살 올리거나, 공을 최대로 띄었을때 떨어지는 초를 외워놓고 초를 세면서 때리는 식으로 대응을 해야한다. 아님 그냥 감으로 때리던지.
이런식으로 하다보면 게임을 왜 이딴식으로 해야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넓게만 잡아주면 좋을텐데.
5. 수비 AI 문제
내(조작하는 캐릭터)가 수비 키를 누르고 있으면 다른 애들이 수비를 안한다.
내가 수비 키를 꾹 누르고 있으면 나의 수비가 우선시 돼서 내가 리시브를 받게 된다.
수비 키를 안누르면 동료들이 받을 수 있는 공은 동료들이 알아서 리시브한다.
문제는 공이 내 수비범위 밖으로 떨어지면 나도 못받고, 동료도 자기범위로 공이 와도 수비를 안하고 멍때려서 점수를 내주는데. 매우 허탈하다.
그래서 공이 내 근처로 오는지 안오는지를 보고 수비 키를 누를지 말지를 결정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문제는 상대방이 서브를 넣을때 우리팀의 수비 진형이 안보인다는거다.
위의 카메라 문제와도 이어지는 부분인데, 상대팀이 서브를 넣으면 서브를 넣는 선수 위주로 화면이 잡히기 때문에 우리팀 수비 진형이 안보인다. 서브는 또 워낙 빨라서 화면이 넘어가는 그 순간에 공과 우리팀의 수비진형을 보고 공이 내 수비범위로 오는지 안오는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미니맵도 없고.
내가 수비 키를 누르면 내가 우선적으로 수비를 한다라는 시스템 자체는 충분히 납득이 되는 부분이지만
이 엉성한 카메라웍 문제가 겹쳐지면서 이 수비 시스템은 아주 부조리한 요소가 되어버린다.
6. 체력 게이지 표시 문제
이 역시 수비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화면에 체력 게이지가 표시되긴 하는데, 대부분은 내 체력을 보여주고, 동료가 리시브를 하면 게이지가 잠깐씩 동료의 체력으로 전환된다.
즉 하나의 체력 게이지에 세 캐릭터의 체력이 돌아가면서 표시된다.
동료들의 체력이 개별적으로 표시되지 않다보니, 동료의 체력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체력이 없으면 리시브를 못받아 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리시브를 내가 할지, 동료한테 맡길지를 선택하는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플레이가 상당히 제한된다.
그냥 축구 게임처럼 캐릭터 별로 체력을 따로 표시해주면 좋을텐데.
7. 경기 기록
스포츠 게임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득점은 몇점이나 했는지, 블로킹은 몇개나 했는지, 서브에이스는 몇개, 범실은 몇개 등등.
그리고 토너먼트를 진행했을 때 득점왕이나 MVP같은 개인수상 여부 등
이 게임은 세명의 멤버 중 한명만을 조작하는 게임이다보니 팀플레이보다는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가 중요한 게임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경기기록도, 개인수상도 없기 때문에 그런 뽕맛을 느낄수가 없다.
정말 아무리 못해도 내가 몇득점을 했는지 정도는 알려줘야 하지 않나 싶다.
8. 도전과제
도전과제 중에 5단계를 4점 차 이상으로 승리하세요.. 뭐 이런 조건이 있는데
이 단계라는게 뭘 말하는건지 모호하다.
눈치껏 생각해보면 뭐 스토리 모드려나.. 싶긴 한데
게임 내의 스토리 모드를 들어가보면 '단계'라는 단어는 전혀 보이지 않고, 각 '스테이지'만이 있을 뿐이다.
스테이지5를 깨라는거야 뭐야...?
그래서 일단 확신없이 스테이지5를 다시 플레이해본다.
그리고 아직 실력이 충분하지 않은 초반이라 4점 차 이상으로 승리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계속 리트를 하면서 4점 차 이상 승리에 도전한다. -여전히 이게 맞는건지 확신이 없는 상태로-
.....이런게 정말 짜증나는거다.
뭐.. 단계면 "당연히" 스테이지를 말하는거 아니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럼 용어를 통일해야한다는 생각은 왜 "당연히" 안했을까?
스테이지면 무슨 스테이지? 윙스파이커 스토리의 5스테이지?
어.. 그럼 세터 스토리의 5스테이지를 클리어해도 도전과제가 깨지나?
전혀 하지 않아도 될 고민이다. 용어를 통일하고 더 명확히 했으면.
이런 작은 디테일들이 쌓여 완성도를 결정하는게 아닐까?
그리고 듀스를 40점 이상 가보세요.
뭐 이런 도전과제가 보이는데 한숨만 나온다.
그야말로 도전과제를 위한 도전과제, 유저 괴롭히기식 도전과제.
제발 이런 도전과제는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일단 생각나는 아쉬운 점은 이정도다.
일단은 게임은 끝까지 할 생각이다. 적어도 도전과제는 다 깰..려고 했는데
저 도전과제는...
문제점도 꽤 보이지만 분명히 매력도 있는 게임이다.
나름의 중독성도 있다.
이 게임에 대해 긍정적인 기분이 늘어날지 부정적인 기분이 늘어날지는 게임을 더 해봐야 할것같다.
하지만 스토리 모드의 대사는 진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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